새해가 시작됐지만 부동산경기는 여전히 바닥이다. 기대를 모았던 판교신도시마저 무주택자 위주의 공급계획 및 청약자격 강화(10년간 당첨 사실이 없어야 1순위)로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물론 올 상반기 입지가 뛰어난 여의도나 용산 등지에서 대형 주상복합이 분양될 예정이지만 침체된 투자심리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나마 괜찮을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는 경매나 부동산간접투자 상품도 일반인에겐 아직 친숙하지가 않다. 게다가 정부의 벤처 육성정책에 힘입어 연초부터 코스닥시장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을 외면하게 만드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부동산 투자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들이 조심스럽게 '급매물 투자'를 추천하고 발품을 팔아 중개업소 네트워크를 구축한 뒤 아파트나 토지 등 싼 급매물이 나오면 잡으라는 조언이다. 요즘 강남 목동 등 인기 주거지역의 중개업소에 가면 '거래도 되지 않고 호가도 내리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호가보다 20∼30% 싼 급매물이 종종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희창 목동 쉐르빌공인 사장은 "싼 호가를 제시하면 단지 주민들에게 엄청난 항의를 받기 때문에 꼭 사려는 사람에게만 진짜 급매물을 소개해준다"고 말했다. 토지도 마찬가지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지난해 토지투자 열풍이 불면서 '묻지마 투자'에 나섰던 사람들이 자금사정 때문에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환금성이 떨어지는 토지의 특성상 아주 싼 급매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