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 중에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삼성전자 인도법인에서 제조총괄을 맡고 있는 유영복 부장(50)이다.


소아마비 장애와 검정고시 출신이란 약점을 이겨내고 삼성전자 인도법인을 인도 최고 기업으로 도약시켰기 때문이다.


올해로 '삼성인'이 된 지 27년째인 유 부장이 인도와 인연을 맺은 때는 지난 95년.


삼성전자가 인도법인 설립을 선언한 뒤 곧바로 현지에 부임,부지 매입에서부터 공장 건설,현지인 채용 등 법인 설립 및 운영에 필요한 핵심업무를 도맡아 했다.


유 부장은 소아마비 장애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인재상에 맞는 현지인을 뽑기 위해 히말라야 라자스탄 등 인도 전역을 돌았다.


또 단순직 근로자에서부터 엔지니어에 이르기까지 공장 직원들을 직접 교육하며 노하우도 전수해줬다.


8백여명에 달하는 인도 현지 직원들이 그를 "스승이자 맏형같은 분"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의 노력 덕분에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컬러TV와 모니터 부문에서 세계 최초로 '1인당 하루 평균 생산대수 1백대'를 돌파했고,인도 품질관리 분임조 경진대회에서 6연패했으며,라지브간디 품질경영대상 및 전자업계 최우수 생산성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삼성측은 전했다.


유 부장은 인도법인의 성공 배경에 대해 "클린(Clean),스피드(Speed),액션(Action)을 모토로 경영 혁신에 매진한 결과"라고 말했다.


'소아마비가 직장생활을 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유 부장은 "지팡이를 짚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소아마비라는 신체적 장애 못지 않게 가정형편 또한 그의 삶을 고되게 했다.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 탓에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 세운상가에서 기술을 배워야했던 유 부장은 20세의 나이에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마친 뒤 인천대학을 졸업했다.


주변에서는 그에 대해 "어려움을 내색하지 않고 언제나 현장에서 동료와 후배들을 따뜻한 인간미로 감싸줬다"고 평가했다.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으로 특진해 임원(상무보) 반열에 오르게 된 유 부장은 "다른 훌륭한 직원도 많은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더 없이 영광스럽다"며 "직급에 상관없이 앞으로도 계속 인도법인 제조총괄로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