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맨들이 잇따라 주요 포스트의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되며 전성기를 맞고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어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윤국진 사장 후임에 김익환(55) 국내영업 및 홍보담당 부사장을 승진발령키로 결정했다. 김 신임사장은 현대산업개발 홍보담당 이사를 거쳐 99년부터 기아차의 홍보라인 책임자로 일하다 작년 12월 국내영업담당 부사장 겸직 발령 1개월도 안돼 CEO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에 앞서 구랍 16일에는 LG그룹 인사에서 김영수(54) LG전자 홍보팀 부사장이 프로야구 LG트윈스와 프로농구 LG세이커스를 총괄하는 ㈜LG스포츠의 CEO 자리인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김 사장 역시 76년에 입사해 주로 홍보실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홍보담당 상무를 거쳐 2001년부터 홍보팀 부사장을 맡아왔다. 또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남영선 홍보팀장도 작년 11월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한화 사업총괄담당 사장으로 승진해 한화그룹내 서열1위 계열사를 지휘하고 있다. 작년 4월에는 현대차 홍보실장 출신인 최한영 부사장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업무를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핵심요직인 전략조정실장(사장)으로 발령받아 업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현대.기아차그룹에서는 김 신임사장과 최 사장 등 홍보맨출신 사장이 동시에 2명이나 지휘봉을 잡게돼 업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또 내주 초에 인사를 하는 삼성에서는 구조조정본부 기획홍보팀장을 맡고있는이순동 부사장이 승진 5년째로 접어들어 사장 승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 오는 3월 주주총회 뒤 임원인사를 하는 포스코에서는 윤석만 부사장, 수시로 인사를 하는 두산그룹에서는 김 진 부사장 등이 CEO나 사장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있다. 홍보팀장 출신 중에서는 LG그룹 홍보를 지휘했던 심재혁씨가 99년부터 인터콘티넨탈을 맡고있는 한무개발㈜ 사장으로 최장수 CEO로 활동 중이다. 이처럼 홍보맨들이 부장, 상무, 전무, 부사장 등의 벽을 깨고 CEO로 발탁되고있는 것은 기업이미지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기업을 팔아야하는' 홍보맨들의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이 과정에서 개인능력과 비전에 대해 다른 어느부서보다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홍보맨들이 잇따라 CEO로 발탁되는 것은 실적에 대한 평가로 봐야 한다"면서 "아직까지는 부사장이 홍보책임자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직인데사장급 홍보책임자 시대가 열릴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