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가 '초장기 설 연휴 쇼크'로 다시 한번 휘청거릴 전망이다. 다음달 8∼10일(화∼목) 설 연휴를 전후해 상당수의 대형 사업장들이 6일에서 길게는 10일간 휴무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10일간 휴무하는 기업의 경우 주5일 근무제에 따른 주말 연휴까지 포함하면 2월 중 정상 근무일이 14일에 불과하다. 산업계는 연휴를 기다리는 설렘과 연휴 후유증으로 정상근무일의 생산성도 극도로 저하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7일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심각한 우려를 쏟아냈다. 이 부총리는 "열흘 가까이 가동을 중단하게 되면 생산과 수출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등의 대기업들은 '샌드위치 데이'인 11일을 휴무일로 정해 설 연휴가 시작되는 8일부터 13일(일요일)까지 엿새를 쉴 계획이다. 하지만 연휴 전날인 7일도 전통적으로 귀성을 서두르는 분위기에 연월차를 이용해 쉴 수 있는 만큼 휴무는 사실상 5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신도리코는 아예 5일부터 13일까지 9일을 연이어 쉬기로 방침을 정했다. 일부 사업장들은 귀경 전쟁을 피할 수 있도록 노사협의를 거쳐 연휴 직후 월요일인 14일도 휴무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연휴가 길어지자 해외 여행객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연휴기간 중 해외골프여행 상품들은 이미 지난해 12월 중순에 동이 난 상태. 특히 중국 하이난도나 일본 미야자키는 특별 전세기 상품마저 마감돼 버렸다. 정부는 장기 연휴도 문제지만 국내보다는 해외로 휴가 여행이 몰리는 추세를 크게 걱정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많은 사람들이 해외 여행을 나가면 내수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가급적 국내 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하자"고 강조했다. 장유택·조일훈·박준동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