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준 교육부총리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여론의 비난에 무릎을 꿇고 결국 사퇴했다. 자신과 가족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대된 데다 7일에는 장남의 연세대 부정 입학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까지 "사퇴할 의사가 없다"던 이 부총리가 오후 6시 전격적으로 사퇴를 결심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장남 부정입학 의혹=이 부총리의 장남인 동주씨(38)에 대해 연세대 화학공학과 부정 입학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씨는 지난 86년 연세대 화학공학과에 정원 외로 특례입학했으나 당시 교육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이씨는 재외국민특별전형이나 외국인특별전형 등 특례입학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외국민특별전형은 최소 2년 이상을 부모와 함께 해외에서 거주해야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외국인특별전형은 본인은 물론 부모가 모두 외국 시민권자여야 지원이 가능하지만 이씨는 미국에서 약 1년밖에 공부하지 않았으며 부모도 모두 한국 국적을 갖고 있었다. 이와 함께 차남 성준씨는 93년 9월 몸무게 1백9kg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으나 현재는 80kg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군 면제 판정을 받기 위해 몸무게를 고의로 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육부 수장으로서 아들의 대학 부정입학 문제와 고위 공직자의 '아킬레스건'인 병역 면제 의혹까지 제기되자 이 부총리는 결정적으로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5시까지도 교육부 각 실·국장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등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던 이 부총리는 기자들이 장남의 부정 입학 문제에 대해 확인을 요청한 오후 5시께 김영식 교육부 차관과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뒤 오후 6시에 사퇴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발표했다. ◆싸늘한 여론=이 부총리는 서울대 총장 사퇴시 제기됐던 사외이사 겸임 및 판공비 과다 지출 의혹 외에 지난 5일에는 장남이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6일엔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던 장남이 국내 대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고향인 충남 아산 탕정에 소유하고 있는 땅 투기 여부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이 부총리가 일부는 해명하기도 했고,또 일부는 무응답으로 대했으나 악화된 여론은 회복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점점 더 싸늘해질 뿐이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