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닭울음소리 ‥송인회 <전기안전공사 사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송인회 전기안전공사 사장 ihsong@kesco.or.kr >
또다시 새해가 밝았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닭의 홰치는 소리가 긴 밤을 견디고 새벽이 왔음을 알려준다. 그래서 군자는 계명축시에 닭울음소리(鷄鳴聲)를 들으며 정신을 가다듬는다고 했던가.
닭은 시간을 알려주는 자명종이고,앞일을 예지해주는 동물이다. 울음소리로 천지개벽이나 왕의 탄생을 알리는 신화적 존재이기도 하다.
닭 울음소리에 얽힌 재미있는 고사 한토막이 떠오른다.
전국시대 제나라의 맹상군이 장래를 도모하기 위해 천하의 인재들을 불러 모았다. 3천명이 넘는 인재들 가운데 닭 우는 소리를 잘 흉내내는 자(鷄鳴)도 있었고,목도리를 훔치는 재주를 가진 사람(狗盜)도 있었다. 진나라의 소양왕이 맹상군을 초빙한 후 죽이려 하자 맹상군은 계교를 부려 탈출했고,겨우 국경 관문에 이르렀다.
관문은 첫닭이 울어야만 열리게 돼 있었다. 관문이 열리지 않으면 꼼짝없이 잡혀 죽을 목숨이었다. 이때 닭 울음소리를 잘내는 자가 '꼬끼오'하고 소리를 냈다. 그러자 마을의 모든 닭들이 따라 울기 시작했다. 파수병은 얼떨결에 관문을 열었고,맹상군 일행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우리 경제는 지금 무척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우리 사회의 세대간,계층간,지역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옛말에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인재에 투자하라고 했다.
이러한 난제들을 해결하고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찾아내야 한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기업도 대내외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변화된 환경에 발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경영혁신과 인재양성에 힘쏟고 있다. 우리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공기업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수준도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필수적이다.
국가나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다양한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두루두루 필요하다. 닭 울음소리를 흉내낼 줄 아는 인재,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조직을 구할 수 있는 지략을 갖춘 인재들도 요구된다.
하찮은 재주라고 과소평가하면 소중한 인재를 놓칠 수 있다. 인재발굴은 나아가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어야 더욱 빛을 발한다. 인재들과 함께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면 분명 우리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새해에는 상서로운 닭 울음소리와 함께 행복과 웃음,풍요로움이 넘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