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치정부 2대 수반을 뽑는 선거가 9일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2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타계한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 후임을 뽑는 이번 선거는 1996년 팔레스타인 사상 첫 수반 선거 이후 9년 만에 치러지는 것이다. 투표는 오후 7시까지 진행되며 투표 종료 직후 개표가 시작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중 개표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1백80만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이번 선거에는 최대 정파인 파타운동이 후보로 내세운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을 포함,7명이 출마했다. 압바스 후보는 선거 전 실시된 각종 여론 조사에서 최대 도전자인 인권운동가 무스타파 바르구티에 줄곧 30%포인트 이상 앞서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압바스는 팔레스타인의 합법적 대표기구인 PLO 의장을 2개월간 맡아오면서 아라파트의 정치적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압바스 후보는 마지막 유세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대화를 재개하고 다양한 치안조직들을 통합하며 하마스 등 무장단체들과도 대화를 추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선거에는 공명 선거를 보장하기 위해 지미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 각국에서 온 8백여명의 옵서버와 비정부기구 대표들이 2만명의 팔레스타인 자체 선거 감시요원들과 함께 각 투표소에 배치됐다. 이스라엘은 선거에 앞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내린 여행 제한을 완화하고,서안 주요 도시들에 배치된 일부 군병력도 철수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개표가 완료되는 10일 밤까지는 가급적 군사공격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