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때이른 봄바람에 후끈 달아올랐다.


3년 이상 '왕따' 당한데 대한 분풀이라도 하듯 새해들어 쉼없는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400선 안착에 만족해야 한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지만, 장기소외로 인한 저평가와 호전된 수급 여건을 감안하면 상반기 중 500선 돌파가 어렵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우선 지난 2002년 이후 지루한 조정을 거치면서 과거의 거품이 상당히 해소돼 '오를 때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5.2% 하락하는 등 주요국 증시 중 나홀로 약세를 보였다.


거래소시장이 10.51% 올랐고 미국 나스닥과 일본 자스닥이 각각 8.6%,33.8%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였다.


거래소 주요 기업의 실적 악화 우려와 프로그램 매물 부담 등을 피해 기관과 외국인이 코스닥으로 옮겨와 수급 여건도 크게 호전됐다.


기관은 작년 12월28일부터 10일까지 9일 연속 순매수했다.


개인이 주가 강세를 틈타 차익 실현에 치중했지만,지수가 흔들림 없이 상승세를 지속한 것도 기관들이 시장을 받쳐줬기 때문이다.


코스닥의 1월 중 하루 평균 거대대금이 지난해의 2배인 1조1천억원을 웃돌아 유동성장세의 초기 양상을 띠고 있다.


펀더멘털 개선도 눈에 띈다.


대우증권 분석에 따르면 상장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줄어드는 반면 코스닥기업은 84.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때문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02년 6.6% △2003년 4.4% △2004년 13.6% △2005년 16.6% △2006년 17.3% 등으로 매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닥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주부터 삼성전자 등 거래소 주요 기업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 거래소시장이 '어닝 쇼크'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어느 나라 증시를 봐도 3년 하락한 뒤에는 대부분 반등세가 나타났다"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있지만 랠리는 지속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물론 과열 조짐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일 장 마감을 앞두고 지수가 불과 30분 만에 13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변동 폭을 보여준 것도 이런 우려의 반영이다.


기술적 분석상 20일 이격도(현 지수와 지수 20일 평균치의 괴리)가 과열 기준(105)을 훨씬 넘어선 점도 부담스럽다.


따라서 앞으로의 상승장에서는 '옥석 가리기'가 보다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