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던 제2단계 방카슈랑스가 사실상 3년 연기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전산개발을 해왔던 은행들이 상당한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제2단계 방카슈랑스에 맞춰 이미 작년 하반기 관련업체들과 계약을 체결,전산개발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를 위한 투자규모는 은행권 전체적으로 2백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들은 제2단계 방카슈랑스가 연기될 경우 관련 전산개발작업도 중단할 수밖에 없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아직 전산개발이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계약금액 전체를 부담하지는 않더라도 지금까지 투입된 자금의 일정부분을 은행들이 떠안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제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을 전제로 전산개발작업을 해왔던 은행들로선 상당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개발업체와 은행간 피해책임을 둘러싼 다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자동차보험과 치명적 질병(CI)보험 등이 포함된 제2단계 방카슈랑스를 오는 4월부터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보험사들의 반발에 부딪쳐 이들 상품을 2008년으로 3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처음에는 그나마 2년 연기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3년 연기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3년 후인 2008년은 국회의원 선거와 겹치게 돼 그때 가서 또 다시 정치적 논리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