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장 '지각변동' 예고..법무조합 형태 로펌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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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유한법무법인과 법무조합 형태의 로펌(Law firm:법률서비스 회사) 설립이 허용된다.
이에 따라 로펌 설립과 운용이 훨씬 쉬워지는 것은 물론 '법률서비스 사고'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왔던 기존 법무법인들의 형태 전환이 잇따를 것으로 보이는 등 법률서비스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새로 도입되는 유한법무법인과 법무조합은 상법상 유한회사와 민법상 조합규정이 각각 적용돼 수임사건과 관련한 법률소비자의 손해에 대해 고의 또는 과실이 있는 변호사와 그 지휘·감독자만 책임을 지고 그 외 구성원 변호사는 책임을 지지않는 로펌형태다.
10일 변호사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9일 국회에서 통과된 개정 변호사법에 법무조합,유한법무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변호사들이 직무를 조직적,전문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법률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 로펌들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개정법에 따르면 법무조합의 경우 사건 수임과 관련해 담당 변호사와 감독 변호사만 책임을 진다는 장점 외에도 법인세를 낼 필요가 없어 향후 조합설립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법무조합은 법무법인과 달리 공증업무도 처리할 수 있어 법무법인보다 규모는 작지만 소송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 의사결정 구조도 종전보다 신속한 구조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기존 법무법인은 무한책임원칙에 따라 지분변경이나 가입,탈퇴 등 내부의사 결정과정에서 전원동의를 얻어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가 있어 시장개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만 법무조합 전환을 위해서는 법인청산에 따른 '청산소득세'를 내야 하므로 개별 로펌마다 득실이 다를 것이란 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유한 법무법인과 법무조합이 활성화되면 초대형 유한 법무법인이 잇달아 등장하고 전문성을 확보한 중형 법무조합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1천명을 넘어선 데다 로스쿨 시행으로 변호사 대량배출 시대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기업 노무 가사사건 등의 전문성을 확보할 조합설립이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한변협 김갑배 법제이사는 "책임부담이 적고 설립요건이 쉬위지기 때문에 대형 법무조합이나 유한법무법인 설립이 늘어날 것"이라며 "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한 전문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이 같은 시장변화가 수임료 인하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며 "법률소비자 입장에선 무한책임을 지는 기존 법무법인을 선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