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핫머니(투기자금)가 홍콩 증시에서 대거 철수하고 있다. 베이징천바오(北京晨報)는 11일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가 최근 4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2천억홍콩 달러가 증발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5일 공개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회의록이 '나비 효과'를 일으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한 이 회의 내용이 홍콩 증시에 폭풍우를 몰고 왔다는 것이다. 회의록 공개 이후 달러화 강세가 홍콩 자금의 유출을 유발했다는 설명이다.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주에만 6백55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핫머니 유출이 장기적으로는 홍콩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최근 홍콩 증시에서 빠져나간 핫머니는 지난해 10월 말 위안화 평가절상을 노리고 유입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홍콩 항셍지수가 12,778포인트에서 14,333포인트까지 12%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그 전에 달러를 사두려고 하고,중국의 거시조정이 지속되면서 위안화 절상 압력이 줄어들고 있는 점 등이 홍콩에서 투기자금이 빠져나가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은 이와 관련,11일 9백억위안(약 11조2천5백억원)의 중장기채권을 발행해 시중 은행의 자금을 흡수할 계획이라고 다우존스가 보도했다. 하룻동안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빨아들이는 자금 규모로는 최대라고 다우존스가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이 같은 공개시장 조작으로 시중 은행에 있던 5천5백82억위안(약 69조7천7백50억원)의 자금을 빨아들였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