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중국의 원조를 칭송했다." 지난 주말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1면 톱에 이같은 제목을 실었다. 지진 해일(쓰나미) 피해국을 돕기 위한 중국의 민간 모금액이 1억위안(약 1백25억원)을 돌파했다는 기사도 큼지막하게 다뤘다. 요즘 중국 언론에는 쓰나미 피해국에 대한 중국의 지원 물결을 다룬 기사가 매일 실린다. 선양의 6세 어린이는 지난 1일 황금색 돼지저금통을 들고 적십자사를 찾았다가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는 스타가 됐다. 지난 1976년 24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탕산 대지진에서 생후 2개월의 갓난아기로 가까스로 살아났던 리나는 휠체어를 타고 1만위안(약 1백25만원)을 기부해 화제가 됐다. 시인 출신인 리자오싱 외교부장의 쓰나미 재난을 애도하는 추도시도 소개됐다. 중국은 당초 정부의 원조액을 2백60만달러로 정했다가 6천만달러로,이를 다시 8천만달러로 증액했다. 중국 언론들은 자국 역사상 가장 큰 해외원조이며,개발도상국 중 최대규모라고 자랑한다. 쓰나미 피해국에 대한 지원을 떠들썩하게 홍보하는 중국 당국의 노력은 '대국(大國)' 이미지를 대내외적으로 심어보려는 의도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회에 자선 기부에 익숙지 않은 중국인의 생활문화를 한번 바꿔보자는 중국 지도부의 캠페인도 담겨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새해들어 물질문명 발전에 걸맞은 정신문명 건설을 부쩍 강조하는 분위기와도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고도성장 덕에 부자들이 크게 늘었지만 자선문화는 척박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화자선총회에 따르면 지난해 각종 자선모금액 가운데 해외와 홍콩 대만 등에서 모금된 것이 70%나 되고 대륙 부호들의 기부는 15%에 불과했다. 지난주 베이징의 궁런(工人,노동자)체육관에서 펼쳐진 쓰나미 피해복구 모금음악회에 참가한 코미디언 주스마오는 "다른 나라를 위한 자선행사에 참가한 건 처음이다.중국의 국제적인 위상에 걸맞게 세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