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2일자) 韓流붐 장기적 생명력 가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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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는 길어야 5년,짧으면 2∼3년 안에 끝날지 모른다."
최근 대만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을 방문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보고서를 통해 한류의 상업적 한탕주의와 적극적인 홍보전략 부재 등을 지적하며 내린 결론이다.
막연히 한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현실에서 충격적이지만 깊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그동안의 한류붐을 보면 우리 스스로도 놀랄 정도다.
유형 무형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막대하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런 흐름이 있을 때 한몫 잡고 보자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국회의원들이 상업적 한탕주의를 우려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는 한류가 결코 오래갈 리 만무하다는 점이다.
의원들의 보고서를 보면 대만에서는 한국 드라마 방영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대신 가격은 크게 올랐다고 한다.
여기에 시청률이 떨어지는 등 한국 드라마가 황금시간대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한류 초기와는 다른 현상임이 분명하다.
90년대 초반 동남아시아에서 일류(日流)가 선풍을 일으켰지만 당시 일본이 자국 문화의 우수성으로 인한 열풍으로 오해하고 오만한 가격정책 등을 고집해 5년여 만에 밀려나고 말았다는 지적도 있고 보면 그냥 흘려 들을 얘기가 절대 아니다.
게다가 뻔한 소재와 인물로 일관하다가는 과거 한물간 홍콩 드라마 이상일 수 없을 것 또한 너무도 자명하다.
한류를 국가 이미지 개선과 상품 브랜드 가치 제고 등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생각하면 콘텐츠의 지속적인 개발과 체계적인 마케팅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한마디로 한류가 장기적 생명력을 가지려면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한류가 식어버리기 전에 지금 서둘러야 한다.여기에는 정부 민간이 따로일 수 없다.
국회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나서기로 한 만큼 정부 방송사 민간기업 등이 함께 지혜를 모을 좋은 기회다.
덧붙여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상호 공통점을 부각시켜 나가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문화만 팔아먹는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된다.
또한 한류열풍에 걸맞은 의식과 행동도 뒤따라야 한다.
해외에서 들려오는 한국인의 각종 추태는 한류열풍을 하루아침에 앗아갈 수도 있다는 점에 특히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