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단행된 삼성 사장단 인사는 작년의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반영, 사장단 변동을 최소화해 안정을 기하면서 미주, 구주,중국 등 3대 해외 전략거점을 강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주력인 삼성전자 기술총괄을 부회장급으로 격상하고 미래 기술개발의 본산인종합기술원에 반도체 기술개발의 주역인 임형규 사장을 배치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 3대 전략거점 강화 = 삼성전자 북미총괄 오동진 부사장, 구주전략본부양해경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하고, 삼성카드 박근희 사장을 취임 1년만에 중국본사 사장으로 전격 발령한 것은 글로벌 3대 전략거점의 사장단 면모를 일신, 글로벌 경영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시장 성장의 주역인 오 부사장은 미국시장에 대한 공략강화와 삼성 브랜드가치 향상을 이끌어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서의 성장 기틀을 마련하고, 유럽에만 20년을 주재해온 양 부사장도 유럽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에서 잔뼈가 굵은 박 사장을 중국본사 사장으로 발령한 것은 미래 최대의 전략시장인 중국에서 '제2의 삼성 실현'을 목표로 중국사업을 더 내실있게 운영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기술.반도체 '우선' = 세계 최고의 제조효율을 이끌며 '반도체 제조분야의 산증인'으로 통해온 메모리 FAB 센터장 김재욱 부사장을 3명의 사장 승진자 중에 포함시킨 것은 반도체 제조부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의 승진으로 반도체부문은 황창규 총괄사장과 연구개발(R&D) 출신 권오현 사장 등과 함께 삼각구도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함께 삼성전자 기술총괄 임형규 사장이 이윤우 부회장에게 기술총괄(CTO)자리를 넘기고 이 부회장이 맡아온 삼성종합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기술역량을 강화하기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반도체 기술개발의 주역인 임 사장은 미래기술 개발의 본산인 종합기술원에서반도체 기술개발의 성공경험을 살려 미래기술 개발을 지휘하고 이 부회장은 CTO를겸직하면서 종합기술원도 관장, 기술분야의 대외협력 현안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신년사에서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글로벌 일류기업으로서의 독자적인 기술역량 강화를 강조한 것과 관련, 이번사장단 인사부터 구체적으로 실천했으며 임원인사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 강화 = 작년 인사에서 윤종용 부회장이 겸직해온 생활가전총괄에 이현봉 국내영업사업부 사장을 발령한 것은 생활가전 부문을 강화하기위한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탁기, 에어컨 생산기지를 광주로 이전하면서 생활가전 광주시대를열었고, 전자레인지 사업부문을 말레이시아로 이전하는 등 지난해 강도높게 진행되던 사업 구조조정이 일단락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생활가전 강화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0일 '에어컨 초일류 도약'을 선언하고 신제품을 대거 쏟아내는 등 가전부문에서 연초부터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생활가전을 지휘하게 될 이 사장은 스페인 법인장 등 해외 주재원 생활을 오래했고 국내영업사업부장, 인사팀장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영업통'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송수경기자 eomns@yna.co.kr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