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의류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동대문 디자이너 출신 사장 40명이 중국산 저가 제품과 한판 붙기 위해 중국 현지로 나간다.


말하자면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셈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해 말 동대문의 한 카페에서 첫 모임을 가진 'FNG(패션 뉴 제너레이션)'소속 회원들. 회장을 맡고 있는 가니쉬 김대업 사장,립콜렉션 이형진 사장,드리즐 이욱호·석치원 사장,O.F.J 정태일 사장,S&J 장종빈 사장,리치데이 신창철 사장 등으로 대부분 의류를 직접 디자인하면서 생산공장도 운영하는 '디자이너 사장'들이다.


이들은 중국산 공세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동대문 옷을 가지고 중국에 뛰어들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갖고 있다.


이들은 우선 중국 최대의 의류무역 중개도시인 광저우에 매장을 마련했다.


최근 김 사장 등이 현지를 방문,2만평 규모의 쇼핑몰 '백마상점' 내에 3백평의 임대 매장을 열기로 했다.


회원들은 오는 3월부터 동대문 의류를 직접판매하게 된다.


김 회장은 "광저우 매장을 인큐베이터로 활용해서 브랜드파워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가능성만 보고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상인도 많다.


하지만 뭉쳐서 판로를 개척하면 최소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저도 중국에서 옷을 팔기 시작한 지 5년째인데,언어를 익히고,행정 절차에 익숙해지기까지 2년 넘게 걸렸습니다." 김 사장은 인터넷 쇼핑몰에 할인점 백화점까지 동대문의 입지를 위협하는 데도 대다수 상인들은 아직 새판로를 찾는데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뭉쳐서 판로를 개척해 놓으면 그동안 상인 각자가 겪었던 몇 년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가 의류의 본토에서 한국 의류가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궁금했다.


김 사장은 "한류덕에 메이드인 코리아에 대한 인식은 좋은 편"이라며 "동대문의 디자인력에,같은 동양인이라는 이점으로 중국 내 중산층을 공략하겠다"고 나름의 전략을 내비쳤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