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연일 급등세 … 채권시장 요동] 증권·투신사 앞다퉈 손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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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가 연일 급등세를 보이면서 작년8월이후 미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던 10년물 금리가 재역전되는 등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정부가 올해 10년짜리 장기 국고채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증권사와 투신사가 공급 확대에 따른 금리 상승(채권값 하락)을 우려,앞다퉈 손절매에 나선 것이 1차 요인이다.
올들어 20원가량 상승했던 환율은 11일 8원60전 하락,최근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장기물 금리 급등,미국과 역전
작년 12월31일 연 3.81%였던 10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정부가 연초 장기 국채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지난 3일 3.93%로 뛰어올랐다.
이어 수직상승을 거듭하며 11일에는 드디어 4.3%를 돌파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연초 국채물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뒤 채권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투매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물량을 받아줄 만한 연기금이나 보험사들이 아직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자 11일 채권시장은 수급균형이 깨졌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5년물과 3년물도 매물이 쏟아져나오며 금리가 전반적인 급등세를 탔다.
최원석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우리 경제가 근본적인 회복 조짐이 없는 상태에서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자칫 민간부문으로의 자금공급을 막는 왜곡현상이 우려된다"며 "연착륙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8월 처음 역전됐던 미국과 한국의 10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사실상 재역전됐다.
전날 미국채 수익률은 4.275%를 기록한 데 비해 한국에서는 11일 4.3%대에 올라섰다.
◆채권형펀드 수익률 비상
금리가 급등하자 채권형 펀드 수익률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현재 금리와 수익률의 상관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채권형 펀드의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이 1.5년 수준인 점을 감안,펀드 수익률은 3년물 금리 상승폭의 1.5배 가량 악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3년물 금리가 0.07%포인트 올랐던 지난주 단·중기 채권형펀드는 0.08%,장기형은 0.10% 수익률을 까먹었다.
이재순 제로인 비계량평가팀장은 "기존 가입자는 3개월 이상 펀드 가입을 유지할 경우 채권이자 때문에 원금손실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분별한 환매를 자제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율은 급락
올 들어 20원 가량 올랐던 환율은 11일 엔·달러 환율이 뉴욕시장에서 1백3엔대까지 하락한데다 제일은행을 인수한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B)가 매각대금을 원화로 지불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라 8원60전이나 떨어졌다.
종가는 달러당 1천45원10전.한때 10원이상 떨어졌던 환율은 한국은행이 제일은행 매각대금을 환시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낙폭을 줄였다.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이 전날 "달러 약세가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 것도 국제시장에서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용준·이상열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