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대작 게임들이 줄줄이 밀려들어 온다. 올해 안에 국내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산 대작 게임은 줄잡아 10개가 넘는다. 이에 따라 '온라인게임 강국'을 자부해온 국내 게임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블리자드의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는 이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무료 서비스를 시작해 한때 동시접속자수 20만명을 돌파하며 '리니지'를 위협했다. 이 게임은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블리자드가 처음 만든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다. 일본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가 1999년 출시해 미국 유럽의 온라인게임 시장을 석권한 '에버퀘스트'의 후속작 '에버퀘스트2'도 상반기 중 한국시장에 진출한다. 세계 최대 게임 개발사 미국 EA는 인기 1인칭 슈팅게임 '메달 오브 아너(MoH)'의 온라인게임 버전을 상반기 중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선보인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비공개 시험 서비스를 실시했다. '삼국지'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 코에이(KOEI)는 90년대 히트 PC게임 '대항해시대'의 온라인 버전인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올해 한국에서 출시한다. 온라인게임 뿐이 아니다. PC게임 '배틀필드2' '스토커' '던전시즈' 등도 상반기 중 한국 게이머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콘솔게임으로는 PS2의 '그란투리스모'와 X박스의 '포르자 모터 스포츠' 등이 대기하고 있다. 올해 출시될 외국산 대작 게임들은 예전에 들어와 참패했던 게임들과 달라 국내 게임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한국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췄고 완성도가 월등히 높아져 출시 전부터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WOW는 스케일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완성도가 높아 무료 서비스 기간 중 돌풍을 일으켰다. 소니의 '에버퀘스트2'도 캐릭터의 얼굴,게임 조작 방식 등이 한국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게 변경돼 선보인다. 외국 게임 업체들이 몰려오는 것은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한국에서 신작을 시험해보고 중국 진출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EA가 야심작인 '피파 2005 온라인'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NHN게임즈의 음정훈 게임개발실장은 "한국 게이머들의 취향을 파악해온 외국 업체들이 한국형 대작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게임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