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니치신문이 최근 조사 발표한 '출산'에 대한 일본인의 의식은 가히 충격적이다. 자녀를 갖지 않은 10대 이상 남녀 4명중 1명은 자식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출산의 주력이라 할 30대 여성은 그 비율이 30%를 넘었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것은 상당히 이기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가 귀찮고 번거롭기 때문에, 남성은 자녀양육에 드는 돈과 시간을 부부 자신을 위해서 쓰는 것이 낫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번 조사는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로 위기에 처한 일본사회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인구는 내년 1억2천7백7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2050년에는 1억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2위 경제대국 일본이 향후 인구감소로 인해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5세에서 64세까지의 생산연령 인구는 지난 90년부터 이미 감소세로 돌아서 오는 2030년 7천만명, 2050년에는 인구의 절반 이하로 줄 것이란 추산이다. 인구감소는 당연히 소비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경제회복에도 불구, 소비가 크게 늘지않은 데는 인구감소도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연금 등 사회보장제도의 부실화도 일차적 원인은 인구감소다.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실적이 좋아져도 인구가 줄면 경제성장은 어려워진다. 일본은 인구감소 해결책을 미국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 미국이 무역과 재정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면서도 '슈퍼파워' 위상을 유지하는 것은 이민자에 대한 문호개방으로 인구가 늘고 경제규모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최근 아시아 각국과 본격적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상대국인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은 상품뿐 아니라 간호사 등 노동시장의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단일민족 전통을 내세워 외국인 취업과 귀화에 엄격한 일본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