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과 전자책(ebook)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고려대 물리학과 임동건 교수팀은 플라스틱 기판에 액정을 안정화시켜 구부렸다 폈다 해도 액정이 흐르지 않고 보존되며 곡률 반경(휘어지는 정도)이 최대 2cm인 3.47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또한 유리 등에 비해 무게가 가벼워 휴대하기가 간편할 뿐 아니라 의류 안경 헬멧 시계 등에 부착,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팀은 "이번에 개발된 디스플레이는 모든 계조(단일색이 아닌 두가지 이상의 색이 있을 때 경계가 보이지 않도록 중간 단계의 색을 삽입한 것)를 표현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발명품"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인 디스플레이의 계조는 16단계에서 32단계 정도이지만 이번에 개발된 디스플레이는 무한대로 계조를 표현할 수 있으며 보통 액정 디스플레이보다 약 1백배 빠른 속도로 응답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런 특징들로 인해 기존 액정의 느린 응답 속도를 극복,빠른 동영상을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으며 사물의 움직임에서 나타나는 포물선 현상 등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번 구동시킨 디스플레이는 전기를 차단하더라도 영상이 24시간 이상 그대로 남아 있어 종이책을 대체할 수 있는 저전력 전자책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