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텔이 작년 4분기 중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지만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은 12일 '인텔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IT 경기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삼성전자 등의 실적 발표가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인텔은 전날 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한 9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94억달러를 초과한 것이다. 인텔은 올 1분기 매출 전망도 월가의 예상치인 89억달러를 상회하는 88억∼94억달러(중간값 91억달러)로 추정했다. 그러나 국내 IT주들은 이날 기대와 달리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SDI가 3.3% 하락한 것을 비롯 하이닉스반도체(2.48%) LG필립스LCD(1.56%) 등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겨우 보합을 유지했고 LG전자가 주요 IT종목 중 유일하게 2.69% 올랐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실적 발표에 앞서 반도체 제조회사인 AMD가 기대에 못미치는 매출 실적을 발표해 주가가 26% 폭락했다"며 "미국 주요 IT업체들의 실적이 엇갈리자 투자자들이 반도체 시장의 회복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업들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문한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IT분야의 대표 회사인 인텔의 실적 호전은 IT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IT주들도 4분기 실적이 발표된 뒤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