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신용장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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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장(LC) 업무에 대한 은행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신용장과 관련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농협이 신용장의 잘못된 영문 표기를 간과했다가 소송에서 패소하는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한경 5일자 A36면 참조
신용장 방식 무역거래는 그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도 상당한 규모로 이뤄지고 있고 특히 중국과의 무역거래에서는 여전히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은행 및 무역업체들은 전문가 양성 등 신용장 업무 능력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분쟁 사례=이번에 문제가 된 농협의 경우 중국 지명의 영문 표기 확인을 소홀히 했다가 4억5천여만원을 떼이게 됐다.
수출신용장과 보험증권 및 상업송장에 기재된 중국 지명의 영문 표기가 다른데도 이를 간과하고 수출업체에 돈을 대출해준 게 화근이었다.
지난 2003년 부도를 낸 페타코 관련 분쟁은 이보다 금액이 훨씬 크다.
국내 최대 석유수입업체였던 페타코가 부도를 내면서 신용장을 개설해 준 국민 우리 하나 신한 조흥 외환 등 6개 은행이 5백30억원의 책임소재를 놓고 스탠다드차타드(SCB) 등 외국은행 및 선박회사들과 2년째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분쟁이 하루에 수십건씩 발생한다.
일례로 한 시중은행은 최근 수입업체에 신용장을 발급해준 뒤 외국은행으로부터 네고서류에 하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피해를 입게 됐다.
한 관계자는 "최근 국제상업회의소(ICC) 조사에서 전체 신용장의 73%가 하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책=우선 외국은행처럼 국내 은행도 신용장 관련 서류를 집중센터에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된다.
홍종덕 국제금융연수원 총괄본부장은 "국내 은행은 신용장 업무를 영업점 담당자에게 맡기고 있지만 외국은행은 집중센터를 통해 이중삼중의 검토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 양성도 시급하다.
영국의 은행협회(CIB)와 미국의 국제금융협의회(IFSA)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국제공인 신용장전문가 자격증(CDCS)'은 99년 도입돼 세계 2천3백여명의 은행 및 무역업 종사자들이 취득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국제금융연수원이 한국 내 CDCS 시험 관리를 총괄키로 해 굳이 해외로 안나가고 서울에서도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됐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