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어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3명의 신임 사장이 선임됐고 4명이 자리를 옮긴, 비교적 소폭의 인사였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이번 삼성 인사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준식 기자? 예상보다는 다소 인사폭이 적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습니까? 지난해 삼성이 총 9명의 신임 사장을 선임한 것과 비교하면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일정 부분 예상됐습니다. 지난해 삼성은 19조라는 사상 유례없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현 경영진 상당수가 유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돌았습니다. 실적 좋은 현 경영진 대부분 유임 철저하게 실적 위주의 인사를 펼치는 삼성의 관례를 감안하면 실적이 높은 사장들을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해석입니다. 여기에 또 한가지 요인은 국내외적으로 여전히 경영환경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공연히 일 잘하는 사장을 교체하고 이 과정에서 조직을 흔들리게 하는 것은 득 될게 없다는 판단입니다. 삼성의 이번 사장단 인사를 살펴보면 이러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네 그렇군요. 그럼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이번 인사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크게 두가지로 요약됩니다. 해외 주요 거점 영업을 확고히 했고 반도체 부분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먼저 미주, 구주, 중국 등 이른바 3대 해외 전략거점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해외 3대거점 지역 강화 삼성전자 북미총괄 오동진 부사장, 구주전략본부 양해경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하고, 삼성카드 박근희 사장을 취임 1년만에 중국본사 사장으로 발령했습니다. 잠시 신임 사장들의 면면을 살펴보겠습니다. 신임 사장 프로필 오 사장은 미국시장 성장의 주역으로 미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삼성의 이름값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사장은 유럽에서만 20년을 근무한 자타가 공인하는 구주통입니다. 다양한 국가가 모인 유럽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습니다. 시장이 크지만 여전히 혼란한 중국 시장을 담당하기에는 박근희 사장만한 인물도 드뭅니다.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을 거치면 임기응변과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근데, 신임 사장과 이동된 임원들을 보니까 전자쪽에 집중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요 보통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으레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기술입니다. 특히 전자와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삼성은 반도체 부분을 중심으로 세계 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반도체 역량 극대화 추구 김재욱 사장은 세계 최고의 제조효율을 이끌며 반도체 제조분야의 산증인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김사장의 합류로 반도체부문은 황창규 총괄사장과 연구개발 출신 권오현 사장 등과 함께 환상의 삼각구도를 갖추게 됐습니다. 임형규 사장의 삼성종합기술원장으로의 자리 이동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미래기술 개발의 본산으로 불리는 종합기술원에서 반도체 기술개발의 성공경험을 살려 미래기술 개발을 지휘하게 됩니다. 그리고 생활가전총괄에 이현봉 국내영업사업부 사장을 발령해 생활가전 부문을 강화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가전 부분 본격적인 시장공략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탁기, 에어컨 생산기지를 광주로 이전했고 전자레인지 사업부문을 말레이시아로 이전하는 등 잠시 혼란스런 과정을 거쳤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생활가전 강화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네, 삼성의 인사를 계기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인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 같은데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단행된 재계 전반의 인사 특징을 간략하게 정리해주시죠. 해외파 대거 등용과 오너2세 전진배치, 그리고 홍보 담당자의 발탁으로 요약됩니다. 조금 전 말씀드렸듯이 삼성의 경우 오동진 사장과 양해경 사장이 대표적인 해외파입니다. LG전자는 인도법인장 김광로 사장과 안명규 북미총괄 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현대차 경우 베이징현대차 노재만 법인장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습니다. 한진해운도 중국지역 본부장인 김황중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습니다. 오너 2세들의 전면 등장도 주목해야 합니다. 오너2세 대다수 전면 부상 구자은 - LG전선 상무 구자균 - LG산전 부사장 구본진 - LG상사 상무 이미경 - CJ그룹 부회장 정교선 - 현대백화점 이사 LG전선그룹 구자은 상무, 구자균 LG산전 부사장, LG상사 구본진 상무, CJ그룹 이미경 부회장, 그리고 현대백화점 정교선 이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일시멘트그룹 허기호 부사장도 오너2세입니다. 이제 오너2세 중 남은 것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로 전무 승진할지 오늘 중 결정됩니다. 한편 기아차 김익환 사장, 김영수 프로야구 LG스포츠 CEO, 그리고 한화그룹 남영선 사업총괄담당 사장 등은 홍보를 담당하다 중책을 맡게 된 경웁니다. 네 잘들어봤습니다. 박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준식기자 immr@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