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국가경쟁력] 예금보험공사 ‥ '국민에 신뢰받는 예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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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는 올해 금융연구원 최장봉 선임 연구위원을 신임 사장으로 맞아 새출발을 하게 됐다.
예보 사상 처음으로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출신 사장이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최 신임 사장이 제시한 1차 목표는 '신뢰받는 금융안전망으로서의 예금보험제도'다. 예보 본연의 기능이 국민들에게 인식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상시 감시·감독하고 부실징후가 보이면 신속하게 이를 처리함으로써 보험료를 내는 금융회사는 물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목표는 부실 금융회사 처리업무가 대폭 줄어드는 상황에서 본연의 업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예보는 외환위기를 전후로 부실해진 은행과 상호저축은행,신협 등을 청산하거나 매각하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대한생명 조흥은행 서울은행 한투 제일은행 등을 매각하는 등 금융구조조정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예보가 출자한 회사들 중 현재 남아있는 금융회사로는 우리금융지주 정도가 고작이고 부실책임자에 대한 소송도 막바지에 이르러 회사 업무를 재조정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예보 본연의 기능인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에 주력함으로써 예금보호 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쪽으로 노력키로 했다.
최 사장은 "개별 금융회사에 대한 상시 감시는 물론 금융부실 위험 요인을 사전에 간파하고 적기에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보는 앞으로 금융회사의 신용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할 예정이다.
또 금융회사가 부실화되더라도 조기에 보험금을 지급하고 가장 손실이 적은 방법으로 금융사를 처리함으로써 예금자에게 좀더 다가가는 예보로 만들어 나간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예보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부실 책임자 소송을 마무리하는 일이다. 예보는 금융부실의 원인을 제공하거나 공적자금 투입을 초래한 기업인과 금융회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금융부실 책임자들을 가려내는 작업을 해왔다.
예보는 부실 관련자와 보증인 등 9천여명에 대해 2조2천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해당 금융기관을 통해 제기해 놓고 있다.
이 소송은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높이고 일벌백계라는 효과도 거두었으나 소송남발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최 사장은 "부실책임자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엄한 책임을 추궁하되 억울한 희생자가 없는지를 가려내야 한다"며 "소송 과정에서 과다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지 여부도 재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송의 성과를 재점검한 뒤 확실한 소송만을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