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사장 한준호)은 지난해 한국생산성본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16개 주요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거대 공기업=낮은 생산성'이라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경영혁신에 힘을 쏟은 결과다. 한전은 우선 조직과 인사제도에 손을 댔다. 불합리한 시스템으로 인해 초래되는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전력설비 및 판매량과 조직 인력수요를 연계시켜 불필요한 인력증원을 막았다. 또 인사관리제도에 경쟁체제를 도입,생산성 향상 경쟁을 붙였다. 지난 99년부터 부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연봉제를 3직급(차장급)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인사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면평가제를 도입했다.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개선도 적극 추진했다. 한전은 우선 주택용 이사 고객 전기요금 계산은 24시간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고,세금계산서와 전기요금 납부증명서도 인터넷을 통해 발급하고 있다. 특히 고객들의 불만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e민원처리시스템'을 구축,민원처리 과정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거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입찰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한전은 물품을 구매할 때 국내 입찰 전품목과 공사 용역부분에서 전자입찰을 실시 중이다. 이 밖에 △전자결재 확대 △회의 간소화 △결재단계 축소 △민원처리 절차 개선 등 일하는 방식을 바꿔 경영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한준호 사장 취임 이후부터 한전은 윤리경영을 경영혁신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윤리경영이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요체가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5월에는 공기업 중 처음으로 부패방지위원회와 '공기업 윤리 확립을 위한 시범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경영 실상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기 위해 시민단체 교수 등 외부인사로 구성된 '열린경영혁신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공기업 최초로 불법하도급 신고·포상,내부고발자 포상 및 자율신고 포상 등을 내용으로 하는 '부조리신고 포상제도'를 신설해 신고된 적정 사안에 대해 포상을 시행하고 있다. 부패에 취약한 일선 공사현장에 대해서는 암행감찰을 시행,금품수수자 중징계는 물론 사업소장까지 문책인사를 단행하는 등 강도 높은 윤리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의 이 같은 노력은 경영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들을 통해 서서히 결실을 거두고 있다. 전력생산량을 기준으로 한 노동생산성은 작년 일본 대만 프랑스 미국 등 주요국을 크게 앞질렀고 전기품질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