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국가경쟁력] 기관장 연임·인센티브, 경영개선은 '생존'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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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적 평가에 따라 공기업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매년 상위권을 유지하던 KOTRA는 최근에 전임 오영교 사장이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되는 '영광'을 누린 반면 실적이 부진한 몇몇 공기업에는 경영평가가 시작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경영진 상여금 지급금지'라는 벌칙이 부과됐다.
앞으로는 기관장 교체나 연임여부도 경영실적으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경영개선'은 이제 기관장들에게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부각된 셈이다.
◆경영평가 들여다보니
지난해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03년도 공기업 경영실적 평가'에 따르면 KOTRA는 1백점 만점에 87.61점을 획득,13개 정부투자기관(공기업) 가운데 경영실적이 가장 우수했다.
KOTRA는 수출 증대와 투자유치를 위한 노력이 높이 평가돼 전년도 2위에서 1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이어 대한주택공사(84.14점) 한국수자원공사(81.48점) 한국토지공사(79.37점) 농업기반공사(78.93점)가 2∼5위를 기록했다.
주택공사는 저소득층 주거 안정에 기여한 점이,수자원공사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신규 채용시 학력제한 폐지 등 혁신 노력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 밖에 △대한광업진흥공사 77.44점 △한국전력공사 74.84점 △한국석유공사 74.16점 △농수산물유통공사 73.81점 △한국도로공사 73.65점 등이 중위권(6∼10위)을 형성했다.
반면 한국관광공사(66.63점) 대한석탄공사(66.38점) 조폐공사(65.82점) 등 세 곳은 지난해보다 평가점수가 하락하며 최하위권(11∼13위)에 머물렀다.
예산처는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각 공기업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 상여금을 크게 차별화했다.
실적이 우수한 공기업 직원들에게는 월 기본급의 5백%까지 상여금을 지급하는 반면 실적이 저조한 공기업 직원에게는 최저 2백22%의 상여금만 받도록 했다.
이 같은 차등폭(2백78%)은 전년도(1백42%)에 비해 대폭 확대된 것이다.
◆20년 만에 나온 '레드카드'
정부는 지난해 정부투자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조폐공사와 대한석탄공사 한국관광공사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은 올해 말까지 추가 구조조정 방안 등 경영개선 계획을 수립해 예산처 및 주무부처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아울러 이들 3개 기관의 사장 등 경영진 전원에 대해 인센티브 상여금 지급을 금지키로 결정했다.
예산처 관계자는 "전년보다 평가점수가 떨어진 하위 3개 기관 경영진들에 대해 처음으로 상여금 지급을 금지키로 결정했다"며 "정부투자기관에 책임경영 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러나 부실 공기업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 조치는 하지 않았다.
지난 2001년 경영실적 부진을 이유로 박문수 당시 광업진흥공사 사장이 해임 건의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예산처 관계자는 "하위 3개 기관들이 중간 척도인 B급(62.5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