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신 감독의 신작 영화 '몽정기2'는 미남 교생에 대한 여고생들의 성적 판타지를 유쾌하게 그린 섹스 코미디다.


남자 중학생들의 성적 호기심을 노골적으로 그린 흥행작 '몽정기'의 속편이다.


전편에 비해 자극적인 장면은 줄어들었지만 완성도는 다소 높아졌다.


이 영화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어른들의 시선으로 사춘기 소녀의 성적 환상을 들여다보고 있다.


소품으로 등장하는 크라운 맥주와 홍콩 배우 왕조현 사진 등은 시대적 배경이 1990년대 초반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여고생들의 세련된 교복과 머리 모양 등은 21세기 초의 모습이다.


사춘기 소녀들의 성적 호기심이 '시대를 초월하는 본능적인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감독은 시대상을 의도적으로 혼란스럽게 표현했다.


이야기의 중심은 여학생들이 이성의 세계에 거침없이 도전하는 모습이다.


남자 나체 훔쳐보기,미남 교생 앞에서 교복치마 걷어올리기,'뽕브라'를 한 채 달려들기,수업시간에 교복 단추 풀어헤치기,팔짱 끼는 척 가슴 문지르기 등이 그것이다.


'첫사랑의 징후는 남자에게는 수줍음으로,여자에게는 대담함으로 나타난다'고 갈파한 프랑스 작가 스탕달의 명언을 환기시킨다.


여학생들의 과감한 행위는 낭만적인 환상과 짝지어져 있다.


미남 교생은 그들에게 '백마 탄 왕자'이며 '결혼 상대자'로 상정돼 있다.


전편의 남중생들은 단순히 욕정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성에게 접근했었다.


작품 속 여학생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성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무모하게 행동할 수 있는 성은(강은비)과 남자들의 구애 행진으로 일찌감치 성을 알아 버린 세미(신주아)다.


이들은 서로 배타적인 관계다.


여학생들은 성지식을 친구들로부터 주로 습득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성교육 담당 선생은 함량 미달이며 학교 교육에서는 성에 대해 배울 게 별로 없다는 교육 현실이 반영돼 있다.


욕정이 솟을 때 방귀를 뀌는 미남 교생 봉구(이지훈)는 여학생들의 성적 태도를 관찰하기 쉽도록 고안된 캐릭터다.


선생의 윤리와 어긋나는 속내가 그대로 표출되기 때문에 여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또 이런 태도는 역설적으로 여학생들이 과감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


14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