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복부비만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유전자칩과 의약품 개발 등을 통해 복부비만을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의료연구부 윤유식 박사와 기린한방병원 김길수 원장은 국내 여성 비만환자 4백명의 임상 자료와 유전자형을 분석,복부지방을 증가시키는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의 저명 국제학술지인 '생화학생물리학'지 1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윤 박사 팀은 인체 안에 과다한 에너지가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는 '비공유 단백질-1'(UCP-1)의 생성 부위에 존재하는 'A-1766G' 단일 염기변이가 UCP-1의 합성을 억제해 비만을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위치하는 UCP-1은 음식물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열로 소비시켜 인체 내 에너지 축적을 억제해 주는데,A-1766G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의 경우 UCP-1 생성률이 떨어져 결국 지방이 많이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 팀은 한국인의 비만도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UCP-1의 유전자 변이 8개를 찾아냈으며 이 가운데 A-1766G 변이가 있을 경우 WHR(히프 대비 허리 둘레 비율)가 커지고 복부 내장지방과 복부 피하지방이 많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유전적 복부비만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체질별로 분류한 결과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태음인 체질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흔히 알려진 대로 태음인 가운데 비만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 사실로 증명됐다는 것이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