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민생문제를 강조한데 대해 여당은 환영했다. 야당도 큰 틀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이 경제 살리기를 위한 정치권의 협조에 무게 중심을 실은 반면 한나라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이 부족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여야는 내부적으로 노 대통령의 이같은 '경제·민생' 중시 기조가 내달로 예정된 국가보안법 관련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 후속대책 마련 착수=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은 "노 대통령의 회견은 90% 이상이 경제에 관한 것"이라며 "올해 대통령의 국정운영 목표가 경제 우선이라는 것을 강력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전폭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은 오는 18일 임 의장과 이해찬 국무총리,관계부처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당정협의를 갖고 노 대통령의 국정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대책 마련에 착수할 예정이다. 당정은 주제별로 계속될 연쇄 고위 당정협의에서 △재정 조기 집행을 통한 내수경기 회복 △기초생활보호대상자와 신용불량자,비정규직 노동자 대책 △선진한국 진입을 위한 부패청산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홍재형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비정규직 파견근로자 관련 법안은 오는 2월이나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며 "신용불량자 문제도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야 '실천 계획 부족'=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노 대통령이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한 것은 다행스럽고 바람직하다"며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면서 소외된 국민들을 사회가 확실한 안전망으로 감싸안을 때 선진경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여옥 대변인도 "경제 중시는'피폐한 살림살이'라는 현실에서 볼 때 합리적인 결정"이라며 "다만 구체적 실천 계획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지 구호로만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회견 일문일답에서 "경제를 내세워 개혁법안의 발목을 잡았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 한나라당은 '발끈'했다. 전 대변인은 "여당이 요구한 경제법안은 모두 통과시켰는데 무슨 발목잡기냐"며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은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사회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언급한 것은 평가하지만 그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없었고,개혁 의지가 후퇴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여러 시책이 장밋빛 약속의 나열로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영식·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