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 따른 혼란이가라앉을 듯 하다가 재연되는 등 부침(浮沈)을 계속하고 있다. 중앙선관위 개표 결과 패배한 것으로 나타난 빅토르 야누코비치측은 대법원 제소 등 기존의 유시첸코가 벌인 동일한 절차를 반복하며 맞서고 있다. 특히 야누코비치의 지지자 수백명은 13일 의회(라다) 건물 앞에서 피켓을 들고항의에 나섰고 일부는 키예프에서 텐트를 치며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키예프에서는 야누코비치의 상징색인 흰색-파랑색의 깃발이 나부끼기 시작했으며 동부 도네츠크에서는 개표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유시첸코측 시위 당시와 양상이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것. 지난해 11월 중앙선관위가 야누코비치의 승리를 선언하자 다음달 유시첸코는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법원은 선거 결과 공표 금지 결정을 즉시 내렸다. 이번에도 지난 11일 중앙선관위가 유시첸코의 당선을 발표했지만 야누코비치는선거 결과 공표 금지를 요청했고 대법원은 이를 허락했다. 여기에다 야누코비치측이 대법원에 보강 증거를 제시하며 오는 18일까지 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야누코비치측 선거본부장인 타라스 초르노빌 의원은 "오는 14일 600권 이상의서류와 240개의 녹화 테이프를 부정 선거의 증거물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더많은 자료와 변호인들의 도움을 받아 소장의 내용을 충실히 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야누코비치측은 대법원이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유럽인권법원에제소할 것이며 유시첸코가 대통령 취임시 키예프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 유시첸코의 텃밭인 키예프에는 야누코비치 지지자들이 늘면서 피켓 시위가벌어지는 등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일간 네자비시마야 가제타는 13일 '4번째 선거가 우크라이나를 기다린다'라는제목의 기사에서 야누코비치측은 새로운 선거 실시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헌법상 재선거까지 치른 유시첸코와 야누코비치는 새로운 선거가 실시될 경우 다시 출마할 수는 없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