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새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 들어 상승폭만도 서부텍사스중질유(WTI)기준으로 14%에 달한다. 지난 연말만 해도 올해 유가가 하락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연초 움직임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전세계적 기상 악화,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감산 우려,이라크 내 테러 가능성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국제유가의 변동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올 들어서만 14% 급등 국제유가의 지표 역할을 하는 WTI 2월물은 1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일대비 배럴당 1.67달러(3.6%) 급등한 48.04달러로 마감됐다. 이날 WTI종가는 지난해 11월3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올 들어 상승폭만도 배럴당 5.92달러(14%)에 달한다. 1년 전에 비해서는 40% 높은 가격이다. 우리나라 원유도입시 기준가격 역할을 하는 두바이유 현물은 배럴당 37.60달러를 기록,올 들어서만 10% 올랐다. 연초부터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3주 연속 감소하면서 시장에서 수급 불안감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재고는 최근 3주동안 7백만배럴이 줄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에너지분석가 칼 래리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겨울철 수요로 당분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예상보다 미국 북동부의 기온이 떨어지면서 난방유 수요가 급증,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강풍 등의 영향으로 북해지역의 원유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노르웨이의 하루 생산량이 35만배럴 줄어드는 등 최근 들어 기상 악화로 전세계에서 원유 생산이 1백만배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OPEC도 지난해 12월 합의에 따라 이달부터 하루 1백만배럴 감산에 들어갔다. ◆올 전체로는 하향 안정 가능성 최근 들어 유가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장중 등락은 물론 일별로도 출렁거림이 심한 모습이다. 유가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핵심 요인은 OPEC의 추가 감산 여부이다. OPEC은 오는 30일 정례회의를 열고 추가감산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시장에서는 감산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 이달 말 총선을 앞둔 이라크도 유가에 복병이다. 원유시장에는 무장세력들이 총선을 방해하기 위해 석유시설을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할 수 있지만 올 전체로는 하향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라크 사태,겨울철 한파,미국의 재고 감소 등 악재가 마무리되면 유가가 안정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AG에드워드 선물리서치부문 이사인 빌 오그래디는 "저항선인 47달러대가 돌파됨으로써 유가가 단기적으로 50달러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전문가들의 설문을 통해 올해 평균유가가 배럴당 40달러(2004년 41.40달러)를 밑돌 것으로 분석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