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시중은행들이 주택금융공사가 선점한 모기지론(장기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대출조건이 좋아진 자체 상품을 선보이는 등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모기지론이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효자상품이지만,그간 "정부공인" 마크가 찍힌 공사 모기지론에 비해 열세를 보여왔던 게 사실이다. 은행들은 저마다 공사 모기지론과 차별적인 혜택을 주는 상품개발을 서두르며 모기지론 수요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은행과 공사의 모기지론 전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훨씬 다양해지는 셈이다. ◆매력 커지는 공사 모기지론 공사 모기지론은 시장금리 인하추세와 정부의 든든한 지원 등을 등에 업고 지난 한해 3조원 이상이 팔려나가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지난해 3월 출시 당시 연 6.7%였던 금리는 세 차례 인하 끝에 현재 연 5.95%까지 내려와 있는 상태다. 작년까지 2억원이었던 대출 한도도 올해부터는 3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담보인정비율(LTV)이 70%로 시중은행 상품(60%)보다 높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예컨대 시가 3억원인 주택에 대해 시중은행 모기지론은 최대 1억8천만원까지 대출을 해주지만 공사 상품을 이용하면 2억1천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경쟁력 강화되는 은행 자체상품 공사 모기지론에 주도권을 빼앗긴 은행들은 상품 구조를 혁신하며 고객 쟁탈전에 가세했다. 기업은행이 지난 10일부터 판매 중인 '마이플랜 모기지론'은 상환조건의 선택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상환조건을 △3년 만기 일시상환 △5년 만기 일시상환 △3년 거치 12년 분할상환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등 4가지로 세분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일시상환 상품은 연 5.3%의 고정금리가 적용되며 분할상환형은 다시 1,3,6,12개월 중에서 상환주기를 선택해 변동금리를 적용할 수 있다. 단기 일시상환 상품은 금리에서 매력이 있고,장기 분할상환 상품은 거치기간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는 것이 은행측의 설명이다. 우리은행의 '옵션부 우리모기지론'은 다양한 옵션이 장점이다. 여유자금이 있을 때는 매년 원금의 10% 범위 내에서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갚을 수 있고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때는 최대 1천만원까지 신용대출도 해준다. 대출 기간이 최장 30년인 '신한장기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는 신한은행도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조만간 상품 구조를 바꿀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4조원 이상의 판매액을 올리는 등 공사 상품에 밀리지 않고 선전을 해왔지만,이달 말 상품 구조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쳐 경쟁력을 한층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