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지만 창업시장은 여전히 썰렁하다.


경기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자영업자는 8백만명으로 늘어 업종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창업시장은 신규 참여자들이 늘어나기 보다는 기존 자영업자들이 업종을 전환하거나 사업을 리모델링하는 현상이 활발하게 일어날 전망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량 본사는 발전을 거듭하겠지만 경쟁력을 상실한 본사는 대거 퇴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와 달리 본사 관련정보가 노출돼 있어 창업준비생들도 이제 옥석을 쉽게 가릴 수 있게 됐다.


◆어떤 업종이 유망할까


무점포 소자본 업종이나 재활용사업,가격파괴 사업이 꾸준히 인기를 누릴 전망이다.


모험을 꺼리는 창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검증된 전통 외식업 창업도 평균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행했던 웰빙(well-being)과 웰루킹(well-looking)사업은 올해도 계속 성장할 전망이다.


중산층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대중형 명품을 지향하는 매스티지(masstige)트렌드가 이어지면서 관련 업종들도 자기 영역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유망업종들을 꼽아본다.


#무점포 소자본 사업


점포 사업이 과열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불황에 대한 방어 심리가 확산되면서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무점포 소자본 창업이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영업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통업이나 몸으로 뛰는 서비스업 등이 대표적이다.


화장실 유지관리업,침대소파 클리닝업,향기관리업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가격파괴 업종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데는 가격파괴가 가장 효과적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질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전략이 중요하다.


유통거품 제거,하이테크 기기 도입,제품 분량 조절,기술 개발,작업과정 개선 등을 고려해야 한다.


올해 유망 초저가 아이템으로는 5천원대 치킨,3천원대 삼겹살,7천원짜리 회,4천∼5천원 피부관리실, 1만원대 다이어트방,3천원대 화장품전문점 등을 들 수 있다.


#웰빙상품 취급점


웰빙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생활의 한 부분이 돼가고 있다.


요구르트 아이스크림,베트남 쌀국수,캘리포니아롤이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은 생활양식이 변화하는 단면으로 볼 수 있다.


죽 카페는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꾸준히 창업이 이어질 업종이다.


유기농판매점,즉석방아쌀전문점,즉석두부판매점 등은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증대로 부쩍 수요가 늘고 있다.


알레르기클리닝,환경 개선사업 등 친환경 주거 관련 사업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웰루킹(well-looking)


외모·건강·몸매 관련 사업은 원래 경기에 민감한 분야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속에서 외모가 생존 도구로 여겨지면서 웰루킹 업종들은 꾸준히 성장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저가형 웰루킹 사업들은 포화상태에 이른 외식업 창업의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모발을 관리해주는 남성헤어클리닉 전문점,가격파괴 피부관리실,셀프 다이어트방,스피드 헬스센터,중저가 맛사지·스파 전문점 등이 유망 아이템이다.


#아이디어 및 틈새 업종


아이디어를 통해 차별화된 상품,서비스,인테리어 등을 내세운 업종들은 여전히 관심을 끌 것이다.


광촉매에 은나노 기술을 결합한 은나노광촉매 사업이나 멀티브랜드를 지향하는 휴대폰 백화점,한줄이 모두 꼬투리로 이뤄진 꼬투리김밥 등이 여기에 속한다.


사용한 식용유를 정제해주는 식용유 재활용사업이나 큰 사이즈 의류 전문점,신발의 세균을 잡아주는 신발탈취기사업,임산부용품 전문점과 같은 틈새업종도 유망하다.


#복합매장이 가능한 업종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 한 점포에서 두개 업종을 취급하거나 점심과 저녁 메뉴를 달리하는 '이모작' 점포,헬스·피부관리·맞춤영양식을 결합한 건강 원스톱형 매장,기존 점포안에서 종류가 다른 사업을 결합하는 숍인숍 등 다양한 형태의 복합형 업종들이 등장하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