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선 기생화산을 '오름'이라 부른다.


오름은 외관상으로는 화산이라기 보다는 그저 봉곳하게 솟아오른 동산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오름은 크기는 작아도 분명 화산이다.


오름이 되기 위해서는 분화구가 있어야 하고 '송이'라고 불리는 화산 쇄설물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도에는 이같은 조건을 갖춘 오름이 3백68개나 된다.


오름의 형태는 다양하다.


분화구가 동그란 모양을 갖추고 있는 것,분화구 안에 '알봉'이라 불리는 봉우리가 솟아오른 것,분화구의 한 쪽이 무너져 내려 말굽 형태를 띤 것,화구에 물이 고인 것 등 각기 다른 모양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오름은 한 쪽에서 봐서는 그 모양을 제대로 알 수 없다.


동서남북을 모두 살피고 직접 정상에 올라 봐야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유명한 오름은 대부분 제주의 동쪽 표선 일대에 모여 있다.


남제주군 표선면 성읍민속마을 내에 있는 영주산은 말발굽 형태의 오름이다.


이곳은 정상까지 걸어서 30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어 산책을 겸한 등산에 적당하다.


다만 경사가 급한 편이라 노약자에게는 만만치 않은 코스다.


영주산은 정산에 서면 '지구가 정말 둥글구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탁 트인 둥근 수평선과 성산 일출봉,우도 등 제주의 명소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동거문(동거미) 오름은 오름의 종합세트 같다.


알봉과 분화구 등을 한 곳에서 모두 볼 수 있다.


깎아지른 듯한 경사면을 따라 정상에 올라가면 일대의 오름들이 일제히 반긴다.


동쪽 '다랑쉬 오름',서쪽 '백약 오름', 북쪽 '높은 오름',남쪽 '좌보미 오름' 등이 주변에 둘러선다.


또 분화구에 들어서면 몸을 날릴 듯 불어대던 바람이 조용히 잦아들고 파란 하늘이 동그랗게 머리 분화구를 덮는다.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잠들던 어린 시절의 아늑함이 새삼 떠오른다.


이곳에서는 재수 좋만?노루 떼나 매 등 야생동물을 만날 수도 있다.


아부 오름이라고도 불리는 앞오름은 우리에게 매우 낯익은 곳이다.


영화 '이재수의 난'과 '연풍연가'의 무대가 됐기 때문이다.


앞오름은 바깥쪽 아래에서 보면 조그만 고원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정상에서 내려보면 커다란 분화구가 원형으로 또렷하게 나타난다.


제주=글·사진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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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제주시에서 영주산으로 가려면 97번 동부관광도로를 타고 성읍민속마을까지 간다.


민속마을내 갈림길에서 직진 삼거리슈퍼에서 성산방향으로 좌회전한 후 알프스 승마장 옆 시멘트포장길을 따라가면 된다.


앞오름(아부 오름)이나 동거문 오름에 가려면 제주에서 97번 동부관광도로를 타고 대천동사거리(주유소)에서 송당방향으로 좌회전한다.


2분 정도 가다가 58번 지방도를 따라 오른쪽 수산2리 방향으로 튼다.


1분 정도 직진하면 왼편으로 앞오름이 나온다.


3분 정도 가면 왼편으로 동거문 오름,오른편으로 백약오름이 각각 보인다.


공항 인근 덤장(064-713-0550)에서 도마에 나오는 돼지수육인 돔베고기와 갈치조림 등 제주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돔베고기,갈치조림,고등어구이 등이 포함된 4인용 '상차림 메뉴' 6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