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지수는 14일 10,558로 마감,한 주 동안 0.43% 떨어지면서 3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은 2,087.91로 장을 마쳐 한 주간 0.03% 하락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4일 주가가 반등,주간 낙폭을 좁힌 게 이번주 장세에 대한 기대를 걸게 만들고 있지만 새해 증시에 대한 실망감은 계속되고 있다. 관건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판단이다. 연초 주가를 밀어내린 가장 큰 원인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회의에서 인플레를 걱정했다는 회의록이 공개된 것이었다. 그런 걱정이 향후 금리 인상을 재촉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았다. 그만큼 인플레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민감해졌다. 민감해진 투자자들은 지난 14일 12월 도매물가가 내렸다는 발표에 다소 안도했다. 12월 도매물가는 0.7% 하락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물가는 0.1% 오르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전체 도매물가는 0.2% 하락하고 핵심물가는 0.2%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인플레가 안정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A G 에드워드 앤드 선스의 수석 주식전략가인 스튜어트 프리만은 "12월 도매물가 지수는 투자자들이 최근 매도세를 다시 생각케 만드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19일 발표되는 12월 소매물가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높은 것도 그런 안도감이 계속될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2월 소매물가는 11월과 같은 수준이었을 것으로 보고 핵심물가는 0.2% 올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라이슨 ICAP의 이코노미스트인 루 크랜달은 "나쁜 숫자가 나올 것으로 우려할만한 징조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12월 소매물가가 11월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작년 한해 전체로는 3.6% 오르는 것이다. 2003년의 1.8% 보다 높은 수준이다. 존 행콕의 이코노미스트인 빌 체니는 "인플레가 미국 경제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FRB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인플레를 우려하는 것은 적정한 판단인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경제가 평균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고 달러화 가치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FRB로선 인플레 압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주에는 유가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경질유는 배럴당 48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북동부 겨울 날씨가 추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6주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 수익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실제 기업 수익에 관한 뉴스도 밝지 않았다. 주 중반에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인 GM의 올해 수익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통신회사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도 수익이 기대 이하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주부터 4·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 된다. 18일만 해도 뱅크 오브 아메리카,IBM,야후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은 흑인 인권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휴일이어서 시장은 문을 열지 않는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