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배당률 결정이 본격화되자 외국인들의 직·간접적인 고배당 압력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주 예상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배당이 미흡하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잇따라 내놓았다. 일부 외국증권사는 매도를 추천하는 등 국내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평가와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영업실적을 토대로 주당 8천원(중간배당 1천5백원 포함)의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는 2003사업연도의 6천원에 비해 33%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포스코가 수익성 측면에서는 진일보했으나 주주 환원 측면에서는 후퇴했다"고 매도(시장수익률하회)의견을 유지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CGM)증권도 비슷한 이유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삼성 등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이 포스코의 실적발표이후 긍정적인 보고서를 발표한 것과 대조된다. 지난 14일 삼성전자가 외국계 투자자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 가진 컨퍼런스콜(전화 간담회)에서도 외국투자자들은 "지난해 중간배당을 실시한 만큼 앞으로 배당을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는 기업들엔 묵시적인 고배당 압력이 크다"며 "이는 미래를 위해 투자를 강화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의 입장과는 상충된다"고 우려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