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의 본거지 핀란드에서 한국산 휴대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3년까지 1%를 밑돌았던 핀란드 휴대폰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약 10%까지 끌어올렸다. LG전자도 핀란드 진출 한달만에 월간 점유율에서 약 5%를 달성하며 기치를 올리고 있다. 이런 성과는 노키아가 한국에서 휴대폰 판매를 포기한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노키아는 2002년 중 한국에서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 휴대폰을 팔기 시작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이듬해 사업을 접었다. 노키아는 현재 한국에서 로밍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유럽형(GSM) 방식의 휴대폰을 판매하고 있으며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 휴대폰 시장이 활성화되는 시점에 맞춰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삼성 LG가 핀란드 휴대폰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올린 것은 기능이 다양하고 디자인이 세련된 한국 휴대폰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 그동안 핀란드에서는 주로 바(bar·막대) 타입의 휴대폰이 사용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인들의 휴대폰 선호도가 바 타입에서 폴더형 슬라이드형 등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며 "슬라이드폰 MP3폰 등 한국산 멀티미디어폰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최근 삼성전자의 핀란드 판매대행사인 '에사 아르노'의 말을 인용,"삼성전자가 (핀란드에서) 약 1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며 올해는 시장점유율 목표 20%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핀란드에서 1백만화소급 카메라폰 2개 모델(T5100,C1100)을 처음으로 내놓았다"며 "한달만에 5천대 내지 6천대를 판매하는 등 폭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인구 5백만명의 핀란드 휴대폰 시장 규모는 연 1백60만대로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휴대폰 보급률이 80%에 달할 정도로 높은 데다 세계 최대의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의 본거지여서 유럽의 상징적인 시장으로 꼽혀왔다. 현재 노키아는 핀란드 휴대폰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