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7:24
수정2006.04.02 17:27
삼성전자가 순익 1백억달러 클럽에 가입한 것은 자랑스럽고도 의미깊은 일이다.
경영능력 기술수준 등 제반 측면에서 세계최고 대열에 올라섰음을 입증할 뿐 아니라 다른 한국기업들의 위상 제고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 틀림없는 까닭이다.
순익 1백억달러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이를 달성한 기업이 세계를 통틀어 9개사에 불과하다는 사실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순수제조업체로는 도요타자동차가 유일한 데다 일본 주요 전자업체들의 이익규모를 모두 합쳐도 이에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고 보면 놀랍기 조차 하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실적을 올린 것은 기술개발 부문에서 세계시장을 리드해 온 때문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회사는 60나노 8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세계최초로 개발하는 등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경쟁력 측면에서 다른 기업과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왔다.
천재 1명이 10만명을 먹여살린다는 슬로건 아래 펼쳐온 인재중시정책 하나만 보더라도 기술선도의 의지는 충분히 엿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해봐야 할 점은 다양한 제품군을 포괄하는 데서 생겨나는 소위 '디지털 컨버전스(기술융합)'효과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부문의 기술발전이 다른 부문의 레벨 업을 이끄는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다는 이야기다.
반도체로 시작된 세계시장 석권이 LCD 휴대폰 등 다른 분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은 디지털 컨버전스라는 말을 빼놓고는 도저히 설명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한 기업이 한 가지 분야에만 전념토록 유도하는 전문화 정책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는 좀더 검토해 보아야 할 과제다.
아무튼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발표를 계기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함께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기업 대열에 올라섰다.
실적발표와 함께 세계 주요증시에서 IT관련업체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줄달음한 점만 봐도 국제적 영향력이 얼마나 커졌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또 이는 다른 한국기업 및 제품들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끌어올리는 역할도 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기업이 삼성전자 하나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다양한 업종에서 제2,제3의 1백억달러 클럽 가입 기업이 줄을 이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가 더욱 굳건한 위상을 확립할 수 있고 나라경제의 기반도 보다 튼튼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삼성전자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