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ESA)의 토성 타이탄 탐사선인 호이겐스가 과연 생명체 탄생의 비밀을 밝혀줄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호이겐스는 지난 14일 낙하산을 이용해 2시간 30분간 타이탄 표면으로 하강하면서 사진을 촬영하고 각종 관측장비로 타이탄 대기를 분석해 지구로 관련 자료를 보내왔다. 이 가운데 ESA가 처음 공개한 사진은 호이겐스가 타이탄 표면 16㎞ 상공에서 촬영한 것으로 해상도 40m수준으로 가파른 지형에 액체가 흐른 어두운 강바닥 같은 모양들이 해안선으로 보이는 곳으로 이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번째 사진은 8㎞ 상공에서 촬영한 해상도 20m짜리로 호이겐스의 착륙지점으로 추정되는 타이탄 표면을 보여준다. 세번째 사진은 호이겐스가 착륙한 뒤 촬영한 지표면 사진으로 젖은 모래로 이루어진 강바닥 같은 표면에 검은 얼음 바위들이 점점이 박혀 있는 모습이다. 타이탄은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대기를 갖고 있는 위성이며 대기 구성물질도 질소와 메탄 등 원시 지구와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타이탄의 대기는 40억년전 태양계가 형성될 때의 상황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다 생명체 출현에 필요한 메탄 등 유기 화합물도 풍부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호이겐스는 타이탄의 대기와 표면에서 생명체를 탄생시킬 수 있는 자연현상이 일어나는지를 밝혀낼 예정이다. 그러나 호이겐스가 보내온 정보는 분석하는데만 몇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구탄생의 비밀을 푸는 작업도 간단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