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입수학능력시험격인 일본의 '대학입시센터시험'에서 특정 고교 국어교과서의 지문이 출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17일 전했다. 특정 국어교과서의 지문이 그대로 출제되기는 일본 대학입시 사상 처음이다. 입시센터측은 "교과서 지문을 출제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내규에조차규정돼 있지 않았다"며 "수험생에게 대단히 죄송하다"고 즉각 사과했다. 그러나 이 교과서 사용자를 추적조사하는데 따르는 어려움 등을 들어 추후 점수조정 등 '구제조치'는 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수험생들의 반발이 잦아들지는 불투명하다. 지난 16일 끝난 '센터시험'의 '국어Ι'에는 '제1학습사'라는 출판사의 '개정판현대문2'(2000년 발행)에 실려 있는 시인 오오카 마코토(大岡信)의 '추상회화에의초대' 중 일부의 지문이 그대로 출제됐다. 지문 아래 총 6문제가 출제됐으며 배점은 200점 만점 가운데 50점을 차지했고출제된 문제와 유사한 문제가 교과서에 실려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입시센터는 국어의 경우 과거 5년치의 대학 입시문제와 교과서 지문 등을 자료로 구축, 출제가 중복되지 않도록 점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류가 발생한 것은 '개정판현대문 2'가 고교 2학년생부터 사용되는교과서인데다 '국어 Ⅰ'은 1학년의 학습범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입시센터측이 점검 과정에서 착오를 일으킨 것으로 지적됐다. '국어 Ⅰ'은 수험생 49만5천명 가운데 10% 정도가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