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산업이 중요하지만 신규 업체가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부품·소재의 개발 기간이 긴 데다 수요 업체들이 해외에서도 조달(글로벌 소싱)하는 탓에 신출내기 제품으로는 시장을 뚫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에선 정부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 일본을 따라잡고,중국의 추격까지 뿌리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용웅 한국투자기관협의회장은 "10년 이상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산업 현장에 수조원대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으면 효과도 늦게 나타나고 세계 일류 업체의 기술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잘라말한다. 신 회장은 "단기간에 이익을 회수할 수 있는 소모품 등에 투자가 몰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가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용식 공구조합 이사장은 "최근 비핵심 부품들의 부가가치가 급속히 떨어지자 세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전자제품 부품회사가 핵심 부품 위주로 사업 부문을 정리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부품·소재산업이 강한 것도 대기업이 잘 끌어준 결과라고 최 이사장은 강조했다. 배창환 창성 회장은 "글로벌 서플라이어(세계적인 부품공급업체)가 되기 위해선 부품의 글로벌소싱체제를 갖춰가고 있는 대기업의 역할이 크다"며 "창업단계가 지나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춘 중소기업을 적극 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배 회장은 "부품·소재기업은 한국의 주력 산업인 전기·전자와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을 지원하거나 이들 산업이 발전하는 데 길잡이 역할을 담당하는 특성이 있어 관련 산업의 성장세와 궤를 같이 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