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에서'등반훈련'으로.


해태제과의 주인이 UBS컨소시엄에서 크라운제과로 바뀐 것은 단순히 경영의 변화만을 불러 오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의 여가활동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01년 UBS컨소시엄이 채권단으로부터 해태제과를 인수한 이후 해태 직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영어 공부. 재무 관련 부서 등은 대부분의 문서를 영어로 작성해야 하는 데다 외국계 회사에만 있어온 차석용 전 사장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서도 영어는 필수였다.


영어 강사를 초빙해 사내 정규 강좌를 여는 것은 물론 상당수의 직원들이 영어 학원을 다녔다. 회사도 학원비의 절반을 지원했다.


영어학원 새벽반 강좌를 수강하고 출근하는 직원들의 모습은 당시 해태인의 한 전형이었다.


영어공부가 차지해온 자리를 이제는 등산이 대신할 태세다. 새로운 사령탑으로 들어선 윤영달 사장은 '등산경영'이라는 말을 낳을 정도의 등산 마니아.


97년 화의에 들어간 이후 좋아하던 골프를 끊고 매주말 20∼30명의 직원들과 짝을 이뤄 산에 오르면서 내부 결속을 다졌다.


이번에 인수한 해태 직원들을 위해서도 시가 18만원짜리 고급등산화 4천여켤레를 주문해 놨으며 이번주 중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또 지난 주말 부서장급 이상 간부들과 함께 북한산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등반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해태제과에서는 여기에 맞춰 이미 '몸 만들기'에 들어간 직원들도 눈에 띈다. 해태의 한 직원은 "젊은 직원이 사장과 등산할 때 처져서야 되겠냐"며 "이번 기회에 취미를 등산으로 바꿔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이 크라운제과에서 7년 이상 직원들과 동반 산행을 한 결과,마니아 수준에 이른 간부들이 적지않다는 후문. 앞으로 해태제과 직원들의 체력도 상당히 향상될 전망이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