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부업체나 카드깡 등 사(私)금융을 이용한 사람들의 빚이 평균 3천7백만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금융 이용자 10명 중 8명은 사금융을 쓴 뒤 2년 내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10,11월 두달간 사금융 이용자 3천8백59명에게 설문을 실시한 결과 한 사람당 사금융 이용액은 9백만원,총 부채액은 3천7백만원이었다고 18일 밝혔다. 특히 사금융을 쓴 뒤 1년 내에 신불자가 된 사람이 59%에 달했고,1∼2년 내에 신불자가 된 경우도 22%로 조사됐다. 사금융을 이용하기 전부터 신불자였던 사람은 9%였다. 사금융 이용자들은 평균 7개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렸고 응답자의 72%는 제도권 금융회사와 사금융을 중복해 이용하고 있었다. 사금융 평균 이자율은 지난해 연 2백23%로 2003년(연 1백76%)보다 46%포인트 높아졌다. 대부업법에 정한 이자율 상한선인 연 66%이내의 이자를 문다는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사금융 이용자들은 한 사람당 2.5개 업체를 이용하고,응답자의 65%가 "카드깡을 쓴 적이 있다"고 밝혔다. 카드깡을 위해 사용한 신용카드수는 평균 3.4장,금액은 7백20만원에 달했다. 사금융으로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기존 빚을 갚는 데(81%) 사용했다. 빚을 갚기 위해 고금리 사채를 끌어쓰다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신불자로 전락하는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사금융 이용자 중 이자를 정상적으로 내는 비율은 2003년 70%에서 지난해 44%로 낮아졌다. 반면 6개월 이상 이자를 못낸 연체자는 같은 기간 2%에서 25%로 급증했고,채무 재조정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23%에서 63%로 늘어났다. 경기침체 실직 등으로 채무자들이 자력으로 빚을 갚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