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BW는 '복덩어리' ‥ 전환차익 노린 주식전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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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취급받던 코스닥 기업의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가 '복덩어리'로 변신했다.
코스닥 랠리로 해당 기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CB BW 보유자들에게 상당한 평가이익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들어 CB BW의 주식 전환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CB BW 주식전환 봇물
18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유·무선 결제서비스 업체인 모빌리언스가 발행한 전환사채 가운데 4억5천만원어치의 주식 전환이 지난 14일 청구됐다.
전환가(주당 3천8원)를 반영하면 발행예정 주식은 14만9천여주다.
이날 종가는 8천4백50원이어서 CB를 주식으로 바꾼 데 따른 평가이익은 8억1천만원에 달한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13일 주식 19만주에 해당하는 14억5천만원 규모의 신주인수권이 행사됐다.
이날 종가 1만1천7백원을 적용한 19만주의 가치는 22억3천만원으로 평가이익은 7억8천만원이다.
이처럼 올 들어 CB BW의 주식 전환이 이뤄진 곳은 7개 업체로 금액은 8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월의 41억원에 비해 두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실제 통신장비 업체인 VK는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11억6천만원 규모의 CB에 대해 주식 전환이 청구됐다.
최근 코스닥 강세를 틈타 CB BW를 주식으로 바꿔 장내에서 매각,차익을 얻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계약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CB나 BW는 3개월에 한 번씩 주식 전환 가격이 조정된다"며 "최근 코스닥 랠리를 계기로 주가가 강세를 보일 때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챙기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매물 부담에 유의해야
CB BW 보유자 입장에서는 싼 값에 주식을 취득해 큰 이득을 남길 수 있다.
기존 주주들로서는 물량 증가에 따른 수급 부담을 떠안게 된다.
아라리온은 신주인수권 행사로 전체 발행주식수의 20.5%에 해당하는 2백23만주가 20일 등록될 예정이다.
전환가(1천1백50원)보다 주가가 높아 상당한 물량이 매물로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대한바이오링크는 오는 25일 총 주식의 7.9%에 해당하는 1백17만주가 새로 등록된다.
다만 이 회사는 주가가 전환가를 밑돌고 있어 매물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B BW가 주식으로 전환된 기업들의 대부분은 최근 주가 상승률이 높다"며 "경영 참여 등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고는 주식 전환 물량이 대부분 매물로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등록 이전 CB나 BW를 발행한 새내기주들도 적지 않은 만큼 주식 전환 여부를 잘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모빌리언스가 33.1% 오른 것을 비롯해 한글과컴퓨터(23.4%) VK(19.9%) 대한바이오(18.4) 이네트(16.6%) 등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