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조직과 지방 행정을 총괄하고 있는 행정자치부는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경영기획부장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로 초청,KOTRA의 조직 혁신방법을 전수받았다. 지방재정국과 전자정부국 소속 중심으로 행자부 본부 공무원 1백50여명이 참석한 이 강의에서는 '공룡 체질 바꾸기'에 성공한 KOTRA의 '업무성과 및 평가시스템'이 중점적으로 소개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행자부 과장은 "같은 직급이라도 성과에 따라 연봉이 최대 35%까지 차이난다는 점에 다소 놀랐다"고 말했다. 또 개인의 성과 못지 않게 팀의 성과,특히 15명 내외의 대팀제 성과를 중시하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뿐만 아니다. 인사 시스템도 다면평가 위주의 'KOTRA식'으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지금은 승진 때만 적용하고 있는 다면평가를 보직 결정 때도 실시하는 대신 평가자 직급과 소속에 따라 점수에 가중치를 두는 방식이다. 총무과의 한 관계자는 "KOTRA와 같이 체계적으로 구성된 성과 평가단에 대해 평가방법 등을 철저히 교육시킨 뒤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훨씬 공정하고 효율적이라고 판단돼 벤치마킹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행자부의 'KOTRA배우기'열풍은 이달 초 개각에서 오영교 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이 장관으로 임명된 것이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 일단 이런 변화는 긍정적이라는 게 공직사회 내외부의 평가다. 행자부 한 국장은 "처음엔 다소 불편할 수 있으나 고객과 성과 중심으로 갈 경우 경쟁이 되살아나고 공무원 조직의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물론 구체적인 실적이 나오는 민간기업과 법 정책 등을 다루는 행자부를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성과평가를 위한 전산프로그램,팀 평가를 통한 인센티브 등은 적극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KOTRA강의에 참석했던 공무원들 스스로도 지적하고 있다. 오 장관과 행자부의 혁신이 한국 공직사회 변화의 작은 모티브가 되길 기대한다. 김철수 사회부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