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社 국내사령탑 해외파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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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3대 가전업체가 국내 영업 사령탑을 일제히 '해외파'로 교체했다.
미국 러시아 등지에서 삼성 LG 대우 브랜드를 세계 최고 기업으로 끌어올린 노하우를 국내 시장에 접목해 최악의 내수 부진에서 허덕이고 있는 영업 분위기를 일신해보자는 의도에서다.
삼성전자는 18일 보직 변경 인사에서 러시아 및 CIS(독립국가연합) 총괄본부장을 맡아온 장창덕 부사장을 국내영업사업부장으로 발령했다.
이에 앞서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이달초 해외사업을 총괄하던 서영진 상무를 국내영업본부장에 앉혔으며, LG전자도 미국에서 'LG'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강신익 부사장을 지난해말 한국마케팅부문부문장으로 발탁했다.
전자 3사가 이처럼 해외파를 국내 영업 사령탑에 앉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변방의 명장'들이 해외에서 거둔 성공체험을 국내로 전파해 침체에 빠진 국내 영업사업부의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게 첫번째 이유.또 국내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이에 따른 구매 패턴이 선진국을 닮아가는 데다 CRM(고객관계관리),SCM(공급자망관리) 등 선진국에서나 적용되던 영업시스템이 잇달아 도입되면서 이를 해외에서 직접 적용해본 경영자가 필요했던 것도 해외파를 중용하게 된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장 부사장의 경우 2001년부터 러시아와 CIS 총책임자로 부임한 뒤 현지인의 마음을 빼앗는 독특한 마케팅을 잇따라 성공시키며,이 지역에서 삼성을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부사장의 활약으로 삼성 휴대폰은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지 7년만인 지난해 시장점유율과 매출에서 1위에 올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장 부사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5 영업전략 설명회'에서 올해 국내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고 신제품 적기 출시와 마케팅 차별화로 전자제품 대리점인 디지털프라자를 '지역상권 1등점'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장 부사장은 "삼성전자 국내 영업이 추진해 온 유통혁신을 올해에는 성과 극대화로 연결해 내수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경영목표를 초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아이디어 맨'으로 통하던 강 부사장은 미국 판매법인장을 담당하면서 미주지역에서 'LG 알리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점이 발탁 요인이 됐다.
강 부사장은 LG전자 미국 법인에 부임하기 전 LG그룹 회장실에 근무하면서 국제금융과 전략기획 등을 담당하는 등 영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서 상무는 입사 초기 대우의 직영유통센터를 담당한 이래 멕시코 법인 대표,해외사업 총괄 등 국내외 영업을 두루 거치며 다방면에서 노하우를 쌓았다.
그는 해외 사업 본부장 시절 다양한 마케팅기법을 동원해 대우일렉트로닉스의 해외 매출 비중을 전체의 80~85%까지 끌어올렸다.
서 상무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여 올 내수 판매를 25%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영·오상헌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