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외무장관이 미국 여행 중 비행기 조종석의 조종사에게 이륙시간 지연 이유를 물으려 했다가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잠시 억류돼 신문을 당하는 망신을 겪었다. 지난 14일 밤 라파엘 비엘사 외무장관은 뉴욕 발 마이애미 행 아메리칸항공에탑승했으나 이 여객기는 날씨와 기계장비 문제로 4시간이나 출발이 지연됐다. 당초 예정보다 이륙시간이 한참 지체되자 비행기가 공항 활주로를 도는 동안 1등석의 비엘사 장관은 조종사에게 지연 이유를 묻겠다는 의사를 승무원에게 표명했다. 그러자 승무원은 장관에게 좌석에 앉아 달라고 요구했고, 장관은 이 요구를 듣지 않고 고집을 피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비행기가 15일 새벽 1시쯤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한 후 비엘사 장관은 공항내 게이트에서 신문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마이애미에 있는 그레고리오 두폰트 아르헨티나 총영사는 비엘사 장관이 장장 45분간 신문을 받으며 무례한 꼴을 당했다고 분개했다. 두폰트 총영사는 또 비행기가 뉴욕 공항에서 활주로를 도는 동안 장관이 좌석에서 일어났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다른 비행기편을 탈 수 있는지 묻기 위해 비행기 이륙 전 잠시 일어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결코 기내 조종석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으며, 장관은 단지 조종사에게이륙 지연 이유를 묻고 싶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연방기내보안국(FAMS) 대변인인 데이브 애덤스는 비엘사 장관의 신문시간은 10분을 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무부 대변인인 스티븐 파이크는 "외무장관과 그 일행이 불필요하게 겪었을 수있는 불편들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를 표했다. 정작 아메리칸 항공의 대변인은 14일 밤 마이애미 행 비행기에서 이런 소동이있었는지 전혀 알고 있지 못하다고 발뺌했다. (마이애미 A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