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중국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에도불구하고 EU의 지난 2003년 대(對)중국 무기판매 인가액이 전년의 2배 규모인 5억4천400만달러에 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EU가 지난달 펴낸 오피셜 저널에 따르면 지난 2003년 한해동안 프랑스는 2억2천300만달러 어치의 대중국 무기판매 면허를 줬고 이탈리아는 1억6천600만달러, 영국은 1억4천600만달러 어치를 인가하는 등 인가액은 5억4천4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2년의 대중국 무기판매 인가액 2억7천400만달러보다 2배 가량 늘어난 액수다. 이에 따라 중국에 대한 무기금수를 철폐하더라도 무기판매 규모를 늘릴 의도가없다는 EU측 주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올해 상반기중 대중국 무기금수를 해제하는 방안을 지지하면서도 이 조치의 결과가 EU 회원국의 대중국 무기 수출의 증가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동안 EU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무기금수가 효과적이지도 않고 중국과의 정치ㆍ경제적 관계를 저해하고 있다며 금수 해제 움직임을 보여왔으나 미국은 중국에 대한 무기판매가 대만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저지 로비를 펼쳐왔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17일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 금수 해제를 수용토록 설득해야 하는 임무를 떠맡았다는 것을 시인했다. 스트로 장관은 "현재 워싱턴에서 걱정하고 있는 문제는 사람들이 `그들이 무기금수를 해제했다'라는 신문 제목을 읽는다는 것"이라며 "무기금수가 매우 제한적인조치였다는 것을 설명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