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선물거래소(통합거래소)가 창립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장과 이사진을 선임함으로써 사실상 돛을 올렸다. 통합거래소는 자본시장 발전을 앞장서 이끌어야 하는 만큼 대단히 어깨가 무겁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살려내 미국의 3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증권거래비용을 대폭 축소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선 과감한 조직 개편은 물론 잉여인력 축소,전산망 통합 및 중복투자 해소 등의 경영합리화 작업을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 통합을 하고도 변화와 개혁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조직만 비대해지고 낭비와 비효율이 커질 것은 너무도 뻔하다. 각 시장 간 균형발전을 꾀하는데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코스닥시장과 선물시장은 통합의 여파로 자칫하면 찬밥 신세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코스닥시장은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들엔 회사이미지 홍보의 장이자 자금조달 루트가 되고 있고 선물시장 역시 나름대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결코 경시되어서는 안된다. 인사나 예산은 통합운영하더라도 시장의 차별성과 독립성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자본시장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것 역시 중차대한 과제다. 이를 위해선 선진 거래소들과의 제휴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외국기업들의 국내증시 상장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동북아 금융허브를 지향하는 우리의 경쟁상대인 홍콩과 싱가포르가 이미 여러해 전 통합거래소를 발족시키고 세력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자본시장 활성화는 보통 시급한 일이 아니다. 증시가 살아나야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기업들 역시 손쉽게 투자자금을 조달케 돼 경제가 무리없이 굴러갈 수 있는 까닭이다. 통합거래소가 마침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증시에 활력소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