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비중이 80%에 달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올해 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배럴당 40달러를 돌파했다. 이같은 가격 상승은 올해 두바이유가 배럴당 33∼35달러 사이에서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정부의 당초 전망과 크게 다른 것이어서 고유가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올해 경제 운용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거래된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0.78달러 상승한 배럴당 40.10달러를 기록,지난해 8월23일(40.72달러) 이후 5개월여만에 40달러대에 재진입했다. 두바이유 가격은 작년 10월 이후 OPEC(석유수출국기구)가 적극적인 원유 증산정책을 펴면서 안정세를 되찾아 작년 11월과 12월 두달 평균이 10월 평균가격(37.56달러)보다 3달러 낮은 34.56달러까지 내려갔었다. 그러나 오는 30일로 예정된 올해 첫 OPEC회의에서 원유 감산 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다 미국 동북부 지역 한파로 인한 미국 석유재고 감소요인이 겹치면서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들어 지난 7일 37달러대를 돌파한 뒤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36.79달러로 작년 12월 평균 가격(34.23달러)보다 2.56달러 상승했다. 반면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지난 18일 종가가 48.28달러로 전날보다 0.28달러 하락했다. 여전히 50달러대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 수준이지만 가격 등락폭은 두바이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돼있다. 지난 1∼18일까지 WTI 평균 가격은 45.67달러로 작년 12월 평균 가격(43.20달러)보다 2.47달러 올랐다. 최근의 두바이유 가격 급등으로 작년 10월17일 17.64달러까지 벌어졌던 서부텍사스중질유(WTI)와 두바이유의 가격차는 지난 18일 8.18달러까지 좁혀졌다. 양 유종 가격 간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은 완화되고 있지만 국제 기준유종인 WTI의 가격 하락이 아닌 우리 경제에 부담이 큰 두바이유의 가격 상승으로 가격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작년 9월 이후 본격화한 두바이유와 WTI의 디커플링 현상은 양 유종 간 수급불균형과 이로 인한 국제석유시장 혼란 등으로 두바이유 가격의 잠재 상승 요인으로 꼽혀왔다. 정을래 석유공사 해외조사팀 대리는 "최근의 두바이유 가격 상승으로 이달말 열리는 OPEC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오히려 감산 결정을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감산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두바이유의 가격도 다시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두바이유와 WTI 간 가격격차는 배럴당 3∼5달러 수준이었던 만큼 두 유종 간 격차 축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WTI보다는 두바이유가 더 큰 폭으로 올라 가격격차가 좁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