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글로벌 톱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해 본격적인 브랜드 경영을 선언하고 나섰다. 국경없는 무역전쟁시대에 브랜드 마케팅이 갖는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고 볼수 있다. 현대 쏘나타만 하더라도 지난해 미국 JD파워의 품질조사에서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중형차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괄목할 만한 품질혁신을 이뤄냈지만 브랜드 파워에서 밀려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해외시장에서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이 싼 것 말고 브랜드를 각인시킬수 있는 특징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제품이 이미 IT 등 몇몇 분야에서 최첨단 수준을 달리면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도 뚜렷이 내세울 만한 브랜드를 갖지 못했다는 이유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불이익마저 받고 있다. 그런 점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예컨대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꼽히는 코카콜라는 브랜드가치만 무려 6백74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애니콜 휴대폰의 경우 노키아보다 품질수준이 높고 판매가격도 비싼 것으로 조사됐지만,노키아의 브랜드 가치는 2백40억달러로 세계 8위,애니콜은 21위로 1백25억달러에 그쳤다. 우리 기업의 가치가 실제 내용보다 훨씬 저평가되고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제품의 품질수준이 비슷해진 지금 브랜드의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만하다. 기왕에 같은 수준의 품질이라면 브랜드 이미지가 나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이기 때문이다. 경쟁 제품과 품질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뛰어난데도 불구하고 브랜드 파워가 떨어져 시장에서 고전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제 우리 기업도 브랜드 경영은 더 미룰수 없는 과제다. 브랜드는 그냥 상표가 아니라,기업과 제품의 얼굴이자 경쟁력의 원천이면서 세계 일류기업으로 가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앞으로는 브랜드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라는 인식아래 과감한 투자와 제품 차별화를 통해 강한 브랜드를 창출하고 끊임없이 개선하는 경영체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브랜드 경영의 핵심은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들고 그에 걸맞은 값을 받는 것이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품질혁신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우리 브랜드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 곧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